트루먼쇼를 보기 전 알아야 할 사실
영화는 한 주인공을 기준으로 트루먼이 사는 씨 헤이븐이라는 도시를 거대한 돔으로 둘러싸인 인공 세트를 만들었다. 그 안에 설치된 카메라는 약 5천 대 이상으로 트루먼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한다. 영화는 촬영 1만 909일째 트루먼의 출근 풍경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트루먼의 상체가 화면에 꽉 차도록 당겨 찍는 기법으로 촬영된 장면에서는 카메라가 조작되는 느낌이 선명하게 전달된다. 영화는 인위적은 줌 촬영기법의 노출을 통해트로먼의 일상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다른 촬영 기법은 원형의 화면 안에 이미지를 담는 아이리스 편집 방식이다. 아이리스는 작은 동그라미에서 화면이 시작되어 점점 커지거나 화면이 원형으로 축소되면서 사라지는 것을 일컫는 장면 전환 기법이다. 이런 방식은 망원경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것을 보여줄 때 흔히 사용되는데 트루먼이 이상 징후들을 느끼기 시작하자 그가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관객에게 알려주기 위해 아이리스 화면이 등장한다. 영화감독인 피터 위어의 대표직이라고 할 수 있는 트루먼 쇼는 흥행에 성공하였으며, 미디어에 대한 통찰을 담은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트루먼 쇼는 매스미디어의 횡포와 그 속에 희생되는 인간이라는 명백히 드러나는 주제로 인해 오히려 저평가될 가능성이 있지만 면밀히 살펴볼수록 내용과 형식이 맞아떨어지는 치밀한 연출력과 표면적인 주제 아래 내재된 깊은 철학적 성찰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나의 모든 인생을 전 세계 사람들이 알고 있다
트루먼 버 뱅크는 크리스토프가 감독하는 '트루먼 쇼'라는 텔레비전 쇼의 주인공이다. 트루먼 쇼에서는 그의 출생부터 모든 행동을 하나도 빠짐없이 수천대의 카메라로 그의 사람을 전 세계에 방영한다. 트루먼의 고향은 거대한 돔 안에 구축된 세트이다. 트루먼의 가족과 친구들 모두 트루먼 삶의 모든 부분을 제어할 수 있도록 크리스토프의 지휘 아래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루먼 본인은 자신의 생활이 방송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트루먼이 주변 사람들과 말할 때 뜬금없는 말을 하는데 그것은 시청자들에게 간접광고를 하는 것이었다. 트루먼의 세상은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일어난다. 하늘에서 조명이 떨어지고, 비는 자신에게만 내리고, 죽은 줄 알았던 자신의 아버지가 나타나고,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자신의 일상을 중계하고 지시하는 말을 듣게 된다. 트루먼이 가짜 현실을 발견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크리스토프는 교묘하게 트루먼이 피지로 떠날 생각을 단념하도록 물 공포증을 심어준다. 트루먼은 처음 보는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에서 어떻게 세상이 그에게 맞춰 돌아가고 형성되는지에 대해 인지하고 그의 인생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어느 날 트루먼은 카메라를 속이고 발견되지 않은 비밀 터널을 통해 지하실을 탈출한다.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의 돌발 상황에 방송을 중단하게 되고 모든 배우들에게 트루먼을 찾으라고 지시한다. 트루먼은 대학 시절 짝사랑했지만 로렌은 트루먼의 세상이 방송 중이라는 것을 알고 트루먼에게 자신의 진짜 이름은 실비아라고 밝히며 피지로 떠난다고 말한다. 짝사랑을 잊을 수 없던 트루먼은 실비아를 찾기 위해 배를 타고 피지로 떠나지만 크리스토프는 인공 폭풍우의 강도를 취대로 올려 트루먼의 물 공포증을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루먼은 앞으로 나아가지만 하늘색과 흰색으로 칠해진 하늘 모양의 세트장 벽에 부딪치고 만다. 트루먼은 벽을 직접 만지며 자신이 세트장에서 살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벽에 가로막혀 더 나아갈 수 없다는 현실에 절망적이고 괴로워하지만 벽을 더듬다 비상문을 발견한다. 비상문 앞에서 모든 사람이 생방송을 지켜보는 가운데 크리스토프는 직접 트루먼과 대화를 한다. 트루먼이 자신의 통제권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그동안 모든 삶이 세트장이었고 가짜임을 밝히고 현실 세상은 훨씬 위험하고 자신이 만든 세계와 바깥세상은 다르다고 설득하려고 한다. 하지만 트루먼은 뒤를 돌아 자신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아침, 좋은 저녁, 좋은 밤이에요."라고 말하고 시청자들은 트루먼의 탈출을 축하하며 막을 내린다.
예측할 수 없지만 자유로운 삶 vs 선택할 권한이 없지만 안전이 보장된 삶
트루먼 쇼를 감상한 후에 철학적으로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이 진짜인가? 어쩌면 짜여있는 조작된 가짜 세상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세상에 대해 의심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비아냥만 듣지만 트루먼의 의심은 꺾을 수 없었다. 트루먼 쇼를 보는 시청자들, 스크린 밖에서 영화를 본 관객들 모두가, 한 인간의 짜인 인생을 시청했다. 스스로가 자유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은 미디어가 연출하고 편집하는 세계를 계속 들여다볼 뿐 사실상 미디어 속에 갇혀 지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스크린 밖에서 영화를 보고 감동한 관객들에게 한 번쯤 자기 삶을 돌아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트루먼은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살아가는데 문득 실비아를 통해 자신의 일상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의미 없이 반복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트루먼 쇼는 조작된 삶을 살던 주인공이 모든 장애를 극복한 뒤 새로운 삶을 찾는 영화로 기억되곤 한다. 트루먼이 마지막 장면에서 세트장 비상구 문을 열고 나가 트루먼의 승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람마다 해석은 다르다. 만들어진 세상에서 30년을 살아 온, 전 세계 사람들이 얼굴을 아는 트루먼이 과연 그가 원하는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도 하며, 트루먼이 탈출하는 것조차 크리스토프의 시나리오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실제로 현대사회에서는 사람은 조작되었다고 주장하거나 그러한 생각에 심취해 있는 "트루먼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도 있다. 매 순간 선택하는 것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경우 자책을 하며 후회를 반복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의 병에서 나타난 병이 아닐까 생각된다. 반복된 일상에 흥미를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트루먼 쇼는 자신의 하루,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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